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은퇴 후 적정생활비는 얼마일까요?
남아도는 시간, 충분치 않은 소득, 성치 않은 몸... 은퇴 후엔 싸워야 할 적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적은 인플레이션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인플레이션은 30~40년에 달하는 긴 은퇴 생활을 위협합니다. 미래에 받을 내 노후 연금액을 허무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도 인플레이션입니다.
예컨대 앞으로 매년 4%씩 물가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15년 뒤 160만원은 현재 가치로 88만 원입니다.
만약 작년처럼 매년 물가가 5%씩 상승한다면, 76만 원 밖에 안 됩니다.
인플레이션을 흔히 '침묵의 노후 암살자'라고 부르는데 마치 고혈압처럼 서서히 노후를 좀먹어가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젊을 때와 달리 노년기에는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단도 마땅치 않습니다. 퇴직 후에는 월급이 끊기므로 물가가 오른다고 해서 소득이 늘어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또 물가에 연동되는 공적연금을 제외하면 인플레이션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안전한 투자 수단은 없습니다.
지출 측면에서 봐도 인플레이션은 은퇴자들의 노후 로망을 산산조각 냅니다.
퇴직자들은 "은퇴하고 났더니 체감물가가 더 살인적'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왜 그럴까요?
나이가 들면 의료, 보건, 여가 문화 등에서 지출이 많이 늘어나는데 일 항목은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물가 상승률을 압도하는 수준으로 값이 껑충 뜁니다.
예컨대 간병비, 요양시설 이용로 등은 은퇴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개인 서비스인데 인건비가 반영되기 때문에 더 무서운 속도로 오릅니다.
의료기술 발달로 수명이 길어지면서 현 40~50대의 노후는 최대 40년까지 길어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인플레이션이라는 적은 은퇴자들을 더 오래, 더 강력하게 괴롭히게 됩니다. 은퇴자산 관리가 결국 물가와의 싸움이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은퇴하게 되면 가격이 많이 오르는 품목의 소비 비중이 증가하거나 줄일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체감물가는 오히려 퇴직 이전보다 더 높아집니다. 아무리 젊을 때 돈을 많이 모았어도 금리 수준으로 운용하면 물가라는 구멍으로 빠져서 실질적으로 모아지는 건 거의 없을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은퇴 후 적정생활비
인플레이션이 노후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국민연금연구원이 지난 2005년부터 2년마다 발표하는 '국민노후보장패널' 자료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조사는 전국에 있는 50대 이상 45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데 지난 2005년만 해도 부부 기준 적정 노후 생활비는 월 150만 5000원이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에는 월 277만 원으로, 84%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42%)을 크게 웃돕니다.
만약 과거 17년 동안의 적정 생활비 연평균 상승률(연 3.9%)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현재 은퇴 부부의 적정 생활비라고 여겨지는 원 277만 원은 10년 뒤 406만 원, 20년 후에는 595만 원이 됩니다.
미래 은퇴 시점의 생활비는 지금 현재 시점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플레이션은 노후 준비 자금 규모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20년 전인 2003년 5월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당시 만 60세 부부가 평균수명까지 살 경우 필요한 노후 자금은 최소 2억 6000만 원이었습니다.
부부가 모두 건강할 때가 기준이어서 병원비나 간병비 등은 전부 제외된 수치입니다.
평범한 소비 수준의 부부의 예상 노후 준비 자금은 4억 7000만 원이었고 골프, 호텔, 해외여행 등을 즐기는 여유로운 노후라면 7억 1000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준비해야 할까요?
물가상승률 3%, 투자수익률 4%, 은퇴기간 25년으로 가정하는 경우 60세 부부가 최소 월 생활비 198만 7000원으로 생활하려면 총 5억 3213만 원이 필요합니다.
은퇴 부부가 안정적이고 편안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적정 생활비(월 277만 원)를 기준으로 하면 7억 4182만 원은 준비해야 합니다.
은퇴 생활비는 지역에 따라서도 편차가 커지는데 만약 서울 기준으로 범위를 좁힌다면 부부의 적정 생활비가 월 330만 원 수준이기 때문에 총 8억 8376만 원이 필요합니다.
2022.11.05 - [블링블린이의 블로그] - 은퇴 후 생활비, 노후자금은 얼마면 될까요? 4%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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